몸도 마음도 지칠대로 지쳐 있다가 만나게 된 그림책 심리코칭은 배워서 누군가에게 코칭을 하겠다는 생각보다는 그림책을 좋아하는 나에게 선물같은 시간을 주고 싶어서 시작했다.

설레는 마음으로 시작된 강의는 회차를 거듭할수록 깊이를 더해갔고 새로운 그림책을 대표님이 읽어주실 때면 어린 아이가 되어 넋놓고 듣다가 주인공의 감정에 이입되어 푹 빠져서 한참을 상상의 세계에 머물기도 했다.

1:1 코칭시간을 통해 어설프지만 코치가 되어 질문을 해보기도 하고 반대로 코치의 질문에 대답도 해보면서 코칭이라는 새로운 세계에 대해서도 맛을 볼 수 있어 감사했다.

무엇보다 등한시 했던 내 감정을 오롯이 들여다볼 수 있어서 좋았다. 나에게 괜찮음을 강요하지 않고 편안하게 내 감정에 대해 질문하니 선뜻 답해주지 않고 낯설어 했다. 결국 답을 듣지 못한 질문들도 있지만 나에 대해 새로운 질문이 떠오르기도 하고 내가 의식했던 것과 전혀 다른 답에 당황하기도 했다.

그림책 한 권에 이렇게 많은 이야기와 깊이 있는 주제가 담겨 있다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나를 둘러싼 다양한 상황에 대한 통찰이 가능하도록 치밀하게 준비된 강의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과정 과정들을 통해 내가 나 자신을 돌보는 것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고 나의 마음이 주로 머무는 감정에 대해 엿보게 되었으며, 미뤄두었던 일기를 다시 쓰게 되었다.

그림책 한 권 한 권을 함께 읽고 이야기 나누며 서로 비슷한 생각과 감정을 확인하는 기쁨, 서로 다른 생각을 들으며 내 생각이 확장되는 성장, 나만이 느끼는 독특한 감정에 대한 통찰이 동시에 이루어지는 조용하지만 신비로운 시간들이었다.

그동안 그림책을 읽을 때 내가 좋아하는 색감, 그림체 위주로 둘러보듯 빠르게 읽었었는데 그림책 한 권을 이렇게 사람스럽게 집요할 정도로 구체적으로 짚어가며 읽을 수 있구나 하는 것도 배울 수 있었다. 속도를 늦추고 주인공들과 눈맞춤하며 읽는 느낌이 참 새로웠다. 앞으로 나는 이전과는 다르게 그림책을 읽게 될 것 같다.

나의 삶에서도 적용해보고 싶어져 하루 중 한 끼의 식사를 속도를 늦추고 가족과 이야기를 나누며 해보려고 시도 중이다.

내가 배운 이 소중한 가르침들을 세상에 필요한 곳에 어떤 형태로든 요긴하게 쓰여지도록 해야겠다고 생각하면서 고민하고 있지만 아직 뚜렷한 계획을 세우지는 못했다.

배운 것을 다시 천천히 되새기며 나의 것으로 만드는 과정부터 시작해야겠다. 매 시간 의미있고 알찬 강의를 해주신 대표님과 함께 했던 분들에게 감사의 말씀 전하고 싶다.